이상한.


십일월의 기후가 이럴 수도  있나.




훈훈한 바람.

식물인간으로 수년을  다른 세상에 살다가 오늘.   문득  .

신의 은총으로  눈을 떴는데, 

이런 바람이라면  필시

' 아 . 봄 이로군요. ' 

라고  할것이다.

그리고는  따뜻한 미풍에서 다가올  여름을 그려보겠지.



거의 천재적인 후각의 감수성을 가진 내가 짐작하건대,   현재 지구의 기후는 수상하다. 

이번 여름 . 장마가  마치 동남아형  우기인것처럼 느껴지더니,

지금은 가을.  그 특유의 바삭거리는 쌈싸름한 내음이 없다.


어느날, 문득 사라져버린 고대 문명인  마야인들은 내년. 그러니까 2012년 12월에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예언 하였다.

그래서일까.  이상기후에 지진과 홍수가 나고 . 지구가 꿈틀이는 이유가.

이러한 소식에 무척이나 결혼을 갈구하는 직장 동료는 . 잘 되었다. 라고 하였다. 

나는  여태 시집도 가지 못하고 그래서 짜증이 나는데, 다같이 망하는 삶도 괜찮겠다 . 라고 하였다.

.....( 그것은 그저 농담이었을 게다. 하하하...)_


늦도록 시집 장가가지 못하는 가련한 이들을 위해 세상이 종말을 준비한다고는   상상할수 없다.

그렇다 하지만,  천재적 기후의 민감성을 가진 소유자로써 

요즈음의 날씨는 정말 이상하다.

그리고 이상한 기후는 이상한 마음을 깨운다.


이것을
달리 어떻게 표현할수 있는 것인지 알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음 생애에서는 꼭. 반드시. 가수가 되고 말겠어.





by 바람이분다 | 2011/11/06 01:46 | old miss diary | 트랙백 | 덧글(0)

조드뿌르 -하나


이른 아침 블루시티 조드뿌르에 도착했다. 

밤새 덜컹이는 기차에서 선잠을 잔터라  몸이 찌뿌둥하다. 어째  몸에서도 냄새가 나는것 같다.

뚝뚝을 타고  타운으로 가서 테라스가 근사한 곳에 방을 잡고 . 

( 이 게스트 하우스는 집주인의 가족이 몇 세대에 거쳐 살고 있던 집으로 꾸며진 곳이다. 

  두 벽면으로  이어진 고풍스런 발코니 창이 꽤 운치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사진 한장 남기질 못하였구나...)

근처 식당에서 허겁지겁 아침밥을 먹고나니  이제야  끔찍한 델리를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조드뿌르의 관광명소는 메헤르가르성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성에서 바라보는 온통 파랗게 칠해진 도시의 조망이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이 가진 흰색과 파랑의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 모양이다.

과거, 이탈리아의 그리스 식민지 시절 이탈리아는 그리스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것을 강요했는데, 

그에 대한  시위의 의미로 그리스 국기의 색을 차용해서 집을 파랗게 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육지로부터   버려지듯이 황량해진 섬을 주민들 스스로 관광지화하기 위해서 였다라고도 한다.

시작됨에 있어서 어느것이 진실에 가까울지는 모르겠지만, 오년전 직접 눈으로 본 산토리니서의 본 봐로는 

쨋든 관광상품화 에는 제대로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뜨거운 지중해의 푸른 바다에 흰색과 파랗게 떠 있는 섬은 

전세계 각지로부터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불러 모을만큼  충분히 아름다웠고

그 로맨틱함이라면  시베리아에 홀로 살고 있는 스크루지 영감도 말캉하게 녹여버릴것 같았으니까.


인도, 조드뿌르의 파랑의 의미는 다소 짠하다.

언덕위의 메헤르가르 성 에 군주가 살고 계급적 카스트는 완고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시절,

카스트의 상위 계층인 브라흐만 과 다른 하위계층을 구별하기 위해  "차별"  적으로  파랗게 칠하기시작했다.

노랗거나 검은 집에 살던 아이들은 골목에서 놀다가 파란집을 지날때면  당장 웃기를 멈추고 어깨를 늘어뜨린채

행여나  책잡힐까 두려워 숨소리도 죽인채  없는존재처럼  지나쳤으리라..




















멀리서 바라보는 만큼 골목 곳곳이 청결하지는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생활의 모습이
흠하나 없이  눈이 부시게 반짝 반짝 윤이 나던
산토리니섬 보다도 더 정겨웠다.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뛰어놀고
젊은 엄마들은 집안일을 하다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는 수줍게 웃곤했다.
그리고는 묻지도 않는데 " 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쪽이야" 라고 손짓으로 알려준다.    


  
     블루시티의 선셋.




by 바람이분다 | 2011/10/01 16:41 | traveling | 트랙백 | 덧글(0)

델리역.


인도에 가기전에는  인도 여행기를 미리 읽지 않는것이 인도의 감흥을 더욱 키워줄거라는 말에,

몇권의 인도 인문 서적을 읽은것말고는 부득여 찾아보지 않았지만,

인도의  복잡한 기차 시스템은 좀 숙지해둘 필요가 있어서 블러그를 통해 공부를 해간 터였다.

그러나, 뭐 왠걸? 

전광판에 기차의 번호, 발착 라인. 시간 등등이 알기쉽게 표기됐을뿐 아니라,  발착 시간도 정확한것이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더구나 역 안에는 waitting room 이라는 공간도 따로히 준비되어 있어서 잠깐이나마 몸을 쉬일곳도 있으니,

과거 인도를 여행했던 여행자들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던 

숨 꼴닥 꼴딱  넘어갈만한 기차 에피소드는 내겐 않일어날 모양이다.



기차를 기다리기가 지루해 , 룸에서 나와 역주변을 둘러보는데,

짐보따리 한두개씩를 머리맡에 두고  잠을 자고 있는 인도인들이  보인다.

노인과  아이도 있고 여자도 있고 .

남루한 차림새이지만,   그저  기차를 기다리다 잠깐 잠이 든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밤이 점점 깊어질수록,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더니 여기저기 각자의 편안한 자리를 찾아 눕기 시작한다.

아.  그들은 잠을 자러 역으로 모여들었구나. 

서울의 도심역에서도 노숙자들이 밤이면 바람과 추위를 피해 모여들듯이 말이다.

사실, 어느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데,

이장면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것이 그렇게 모인 사람의 수가 너무 많아서 였다.

대합실에서는 발을 딛고 걸어가기가 불편할 정도이다.

한참을 쳐다보고 있는데, 묘한 눈초리를 가진 남자들이 야리꾸리하게 나를 쳐다본다.

순간 겁이난다. 

어느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역 주변은 위험한 분위기가 있음을 환기하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그리고 나서 , 이제 내가 탈 기차가 곧 출발할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 ..순간  기차 타는 라인을 찾을수가 없다. 사람들에게 소리쳐 묻는다. 똥줄이 탄다.

기차를 찾았다. 그런데 내가 타야할 클래스를 찾을수가 없다. 기차가 출발하려고 한다.

일단 아무데나 탄다. 그리고는 황소처럼 숨을 내뿜으며 이칸에서 저칸으로 뛰어간다.

비지땀을 흘리며 내 좌석을 찾고는 ,  휴--- 

기차 시스템은 어렵지 않다.  그저 내가 좀 맹 할 뿐이지. --





by 바람이분다 | 2011/09/24 21:00 | traveling | 트랙백 | 덧글(0)

이승열- 푸른 너를 본다.


오랜 만이다.  이 노래.

방콕에 일주일간 머무르며,  하릴없이

이른 아침과 해질무렵,

짜오프라야 강가에 앉아서 듣던 .
 

오랜만에  이 노래를 찾아  귀에 이어폰을 꽃고  가만히  있으니

다시. 그때 어느 맑은 이른 아침. 새들이 붉은 하늘위로 날아가고 

또다른 하루의 새로움과

지난 밤의 온갖  기억이  섞인  냄새.

강물을 쓰다듬던 바람.

눈앞에 그대로 변함없이 펼쳐진다.


나는 세수도 하지 않은채로 강가에 앉아 하염없이 이 노래를 계속 들었었다.

눈물이 나올것 같았고,  말랑해진 가슴은 그 길에 서 있었지.

아직 뜨겁지 않은 햇살이  아프지 않게 했지만, 사실 나는 좀 아팠어.

시간이 흐르니 그랬던걸 알겠어.



무엇이 아프고 버거웠는지 조금씩 잊혀져가지만,

그 때,  일주일간  매일같이  강가에 앉아 질리지도 않고 들었던

이승열의 푸른 너를 본다.

냄새와 햇살 . 그리고 바람. 

조금도 잊혀지지 않고 오늘 이렇게 다시 그날로  돌아가

너를 . 그리고 나를  본다. 






by 바람이분다 | 2011/09/06 22:16 | old miss diary | 트랙백 | 덧글(0)

universe.

영어단어중에 

그 의미와 소리 내어지는 발음이 어쩜 그리 잘 어울릴까 싶은 것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 universe   - 우주."


발음의 뉘앙스와  의미가 주는 느낌이  서로 완벽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소리내서 몇번을 말해본다.   우주. 유니벌스.우주 . 유니벌스.....

아.  이 단어는 맨 처음 누가 만들었을까.  


아직까지 이만큼 서로  어울리는 소리와  의미의 조합을 만나지 못했다.

최고다. !













by 바람이분다 | 2011/09/03 22:32 | old miss 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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